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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시스템을 선도하고 있는 덴마크
2022년을 맞이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의료분야
2022년을 맞이하며
도심 속 병원의 미래
2022년을 맞이하며
임진우 (건축가 / 정림건축)
[임진우 건축가의 '함께 떠나고 싶은 그곳']
미국 시카고
건축의 도시, 시카고

1871년 시카고에서 발생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도시의 3분의 1이 불타버리고 10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이후, 대규모 도시 재건을 통해 오늘날 초고층으로 이루어진 현대건축의 도시로 변모했다. 불행한 역사를 딛고 극복하여 새로운 창조도시를 만들어낸 시민들의 도전정신은 멋진 건축의 도시만큼이나 위대하다.





이 도시 재건 과정에서 철과 유리 같은 새로운 건축 재료를 바탕으로 고층빌딩을 통해 실험과 도전정신을 구현한 건축가들을 ‘시카고학파’라고 부른다. 그중 근대건축의 선구자인 루이스 설리반(Louis H. Sullivan)을 비롯하여 그의 제자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같은 건축 거장의 계보가 이어지며 새로운 건축역사의 뿌리를 심었다.





SOM이 설계한 시어스 타워(현 윌리스 타워)는 1998년까지 세계 최고의 빌딩이었고, 조형성이 뛰어나 시카고 건축 중 듬직한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 헬무트 얀(Helmut Jahn), KPF의 작품들도 쉽게 눈에 띈다.

시어스 타워 (현 윌리스 타워)

시카고를 무대로 한 영화에 잘 등장하는 마리나 시티는 원통형 쌍둥이 빌딩으로 생김새가 독특하여 옥수수 빌딩이라는 재미있는 별명이 붙어있다.

마리나 시티

미시간 호수와 연결되는 시카고 강 유람선을 타면 선상에서 보이는 시카고의 건축물들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마이크를 잡은 가이드의 해박한 도시역사와 건축에 관한 전문지식은 건축전문가 이상이라 놀랍다. 도시와 건축에 관한 해설에 관광객들도 귀를 기울인다. 과연 건축을 사랑하는 도시답다.

시카고 유람선 투어


예술과 문화의 도시, 시카고

명문 미술대학교인 시카고 예술대학이 있고 빼놓을 수 없는 방문 코스 역시 시카고 미술관이다. 피카소, 고흐, 밀레, 모네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증축한 모던 윙을 통해 밀레니엄 파크로 향한 브리지를 건너본다.

넓은 잔디광장에 시민들이 간이의자와 돗자리를 깔고 남녀노소가 어우러져 자유롭게 주말 음악공연을 즐기고 있다. 야외 공연장의 디자인도 예사롭지 않은데 자세히 보니 프랭크 게리(Frank Owen Gehry) 특유의 조형감각과 솜씨가 돋보인다.

밀레니엄 파크

인근에는 스페인의 개념 예술가인 하우메 플렌사(Jaume Plensa)가 디자인했다는 크라운 분수광장이 있다. 대형 LED 전광판을 활용하여 시카고 시민 100명의 얼굴로 이루어진 아트타워와 함께 이곳 분수 속에서 뛰어노는 철부지 아이들과 물장난을 치며 동심으로 돌아가 본다.

크라운 분수광장

생김새가 마치 강낭콩 같아서 시카고 빈(Bean)이라는 별명이 붙은 설치미술품 ‘클라우드 게이트’도 시카고의 새로운 상징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거울같이 매끄러운 금속 표면에 나의 모습이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여 다양한 표정으로 일그러져 보인다. 이방인으로서 나의 리얼리티가 어디쯤 존재하는지 찾아보면 많은 군중 사이에서 발견한다.

클라우드 게이트

클라우드 게이트

때로는 암울한 범죄 영화의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해서 양면성을 가진 도시이기도 하지만 바다처럼 널따란 미시간 호 수변공원을 따라 산책을 즐기는 것도 또 하나의 여행 꿀팁이다. 에들러 천문대(Adler planetarium)까지 도달해서 뒤돌아본 시카고의 도시 이미지와 스카이라인은 여전히 압권이다.

미시간 호

미시간 호 수변공원

애들러 천문대

몇 년 전 시카고에서 돌아오는 기내에서 지루한 비행시간에 스케치북을 꺼내어 시카고 풍경을 떠올리며 그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매력적인 여승무원이 묻는다.

“어머, 화가세요?”

“화가는 아니고 건축가입니다. 취미로 스케치를 하지요. ㅎㅎ...”

기내에서 스케치했던 이 한 폭의 시카고 풍경이 기내에서 잠시 설렜던 에피소드를 오래도록 추억하게 한다. 코로나가 종식되어 일상이 회복되면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다.

기내에서 스케치한 시카고 전경



글/그림. 임진우 (건축가 / 정림건축)

이수경 가정행복코칭센터 원장
[이수경 원장의 행복을 주는 가정 코칭]
걷지 않으면 죽는다
걷지 않으면 죽는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한다. 틀림없는 사실이다. 최근 돌아가신 분들을 보라. 평균 90세가 넘는다. 아마 우리가 죽을 때쯤이면 100세를 넘기는 건 기정사실일 거다. 그런데 100세를 살면 뭘 하는가. 몸이 아파 누워서 백세를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건강하게 100세를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거다. 죽기 전날까지 뛰어다닐 수는 없겠지만 걸어 다닐 수는 있어야 한다.​ 102세 현역 김형석 교수나 올해 93세인 국내 최고령 방송인 송해 선생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특히 송해 선생은 매일 40분 정도 걸어서 출퇴근한다고 한다.

'누죽걸산'이란 말이 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뜻이다. 인간의 삶과 죽음은 어떤 모습일까? 인간은 누운 상태로 태어난다. 그러다 기다가 걷다가 뛰기까지 한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 천천히 걷다가 노후에는 누운 상태로 죽는다. 그만큼 걸음은 인간의 건강 상태의 척도다. 걸을 수 있으면 살아 있는 것이고 걸을 수 없으면 죽음에 가까이 간다. 살아있는 동안은 걸어야 한다. 걷지 못하면 죽은 목숨이다. 살아도 살아 있는 게 아니다.



늘 걸을 수 있는 젊은 나이에는 '걷는 게 뭐 대수라고... 걷는 게 당연하지'라는 생각을 하며 걷기에 무관심하다. 평생 걸을 줄 안다. 그러다 발을 다치거나 발가락에 종기라도 나보라. 못 걷는 게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알게 될 거다. 나도 걸음에 무심하게 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척추 협착증으로 10년간 걷지 못하고 고통받던 어머님을 요양원에 모시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걷지도 못하고 기어 다니시는 어머님을 보면서, 요양원에서 24시간 누워 지내시는 어머님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평생 걸을 수 있는 몸을 유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그러는 나도 40대 중반부터 시작된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걷는 걸 싫어했다. 특히 등산이나 계단 걷는 건 질색이었다. ​계단을 올라갈 때는 무릎 관절에서 '또깍'거리는 소리가 나곤 했다. 얼마나 기분 나쁜지 모른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면 특별한 문제는 없다면서 "그냥 퇴행성 관절염이에요. 열심히 운동하세요"라고만 했다. 그랬음에도 운동을 게을리하다가 우연히 스쿼트 운동을 알게 됐고 조금씩 스쿼트 운동에 재미를 붙여 본격적으로 몸만들기 운동을 하면서 이제는 주 4회 이상 반드시 운동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내 운동 루틴을 보면 스트레칭 20분, 파워워킹 40분, 근육운동 40분, 복근 운동 10분이다.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헬스장을 이용 못 할 때는 매일 아침 양재천 5km 걷기를 생활화했다.

올해 초 아내가 무릎을 다치는 사고가 생겼다. 아내가 버스를 타려고 급히 방향을 틀다가 '뚝'하는 소리가 나면서 불편한 걸음으로 간신히 버스에 올라탔다고 한다. 집에 도착 후 병원에 가니 인대가 손상됐다며 특별히 치료할 것도 없고 몇 달 치 약만 지어주고 과정을 지켜보자고 했다. 그 이후 한동안 걸음을 잘 못 걸으며 우울해하던 아내에게 내가 걷기 운동을 권고했다. 아내는 마지못해 매일 아침 양재천 새벽 걷기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재미를 붙여 8개월을 지속하더니 놀랍게 좋아졌다. 걸음걸이도 좋아졌지만, 아내는 평소 혈압이 높아 의사로부터 혈압약 처방 경고를 받았는데 혈압도 정상화됐다.

이처럼 걷기 운동의 질환 예방 및 치료 효과는 관절염, 뇌혈관질환, 폐 질환,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 당뇨, 고혈압, 우울증까지 가히 만병통치제라고 할 수 있다.



‘노인의 걷기 실천이 무릎 관절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 (출처 :2016 한국 체육과학회지)을 보면, 중강도 운동, 걷기 운동을 할 경우, 무릎관절통 위험률이 낮아짐을 알 수 있었으며, 연령이 증가하면서 중강도 운동보다 걷기 운동이 좀 더 효과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캡처)

아프다고 걸음을 멈춰서는 안 된다. 아플수록 더 걸어야 한다. 관절에 통증이 있으면 걸으면 증상이 더 악화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움직임이 있어야 관절 연골에 영양도 공급이 되고 적절한 자극이 있어야 연골이나 뼈 등 구조물들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다.

자, 그럼 어떻게 걸어야 할까.

O자형 걷기, 팔자걸음이나 뒷짐 지고 걷기 등은 안 된다. 걷기 전에 10~2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먼저 어깨를 펴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다음 멀리 전방을 바라보고 좌우 양발을 주먹 하나 들어갈 정도의 넓이로 해 11자로 걷는다. 보폭은 평소보다 크게 하고 코어(복부)에 힘을 주고 걷는다. 두 팔은 속도가 느릴 때는 자연스럽게 펴서 앞뒤로 흔들어주고 빨리 걸을 때는 팔꿈치를 접어서 앞뒤로 흔들어 준다. 보폭을 크게 하면 자연스럽게 이 자세가 나온다.

처음부터 많이 걸으려고 하지 말고 30분 정도 걷기를 시작해서 점차 1시간 내지 1시간 반 정도로 늘려가며 걷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일부러 시간을 내 걷기가 힘들다면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원칙으로 하자.

1.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라.
2. 세 정거장 정도는 걸어 다녀라.
3. 5개 층 정도는 계단으로 걸어서 가라.
4. 계단을 올라갈 때는 엄지발가락을 세워서 걸어라.
5. 내려갈 때는 계단이 아닌 승강기를 이용하라.
6. 횡단보도나 신호등에 서서 기다릴 때는 6초 까치발 운동을 해라.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늘 실천할 수 있는 걷기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고 내친김에 근력 운동도 병행해 100세 시대의 주인공으로 멋지게 살아내는 독자 여러분이 되길 빈다.

글 / 이수경 가정행복코칭센터 원장



이수경

기업 경영자이자 가정행복코치이며 시나리오 플래너

직장생활을 28년간 했고 그 후 기업 경영자로 14년째 살아오면서 저술, 강의, 방송 출연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자기경영, 가정경영, 일터경영의 세 마리 토끼를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짚라인코리아(주) 부회장 가정행복코칭센터 원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자기 인생의 각본을 써라 」 「차라리 혼자 살 걸 그랬어」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가 있다.

이메일 yesoksk@gmail.com
최경숙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최경숙 간호부장의 노인병원 애상]
아~옛날이여!
도시에서 태어났지만, 너무 일찍 남동생이 생기는 바람에 엄마 젖도 얼마 못 먹고 백일 갓 지나 시골 외갓집으로 쫓겨나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외할머니, 이모들과 살았다. 그 후로도 외할머니, 이모들이 보고 싶어 고등학교 때까지 매일 방학이면 시골로 내려가곤 했다.

나의 어릴 적 시골은 사거리인 버스 정류장서 내려 10리 길은 걸어 들어가야 했다. 뒤에는 산, 앞에는 논이 있고 저 멀리 둑 너머에는 개펄이 있어 겨울이 오면 꽁꽁 언 논에서 썰매를 탔으며, 논에서는 메뚜기를 잡아 풀에 주렁주렁 끼워 닭 모이를 주었다.



개펄에서 갯지렁이를 잡아 소금 뿌려 낚싯바늘에 끼워 바닷물을 가두어 놓은 저수지에 허리를 담근 채 긴 대나무 낚싯대로 망둥이 낚시를 하곤 했다. 소먹이로 볏짚을 작두로 썰어 주었고 마당에는 멍석을 깔고 트랜지스터라디오를 들으며 눈앞으로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보곤 하였다. 그때 다른 것은 기억이 안 나는데 전설의 고향을 무서워서 숨죽여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애자, 춘자, 주세, 복순이가 내 시골 친구들이었는데, 그 친구들과 나는 해가 지는 줄 모르고 많은 놀이를 하고 지냈다. 또한 서울도 그 당시 변두리인 영등포는 지금처럼 번화하지 않아 골목이 있어 친구들과 엄마가 저녁 먹으라고 부를 때까지 신나게 놀았다. 추운 줄도 모르고 놀던 겨울에는 코를 많이 흘려 손 소매로 닦아 콧물로 딱딱해져 있었다.

요즘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다. 알고 보니 내가 어릴 적 했던 모든 놀이였다. 납작한 돌멩이를 던져 영역을 확장해 가는 사방치기! 술래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뒤돌아보면 걸어오다 멈추고 그러면서 조금씩 술래에게 움직이는 것 들키지 않게 술래에게 다가가게 되면 승리의 쾌감으로 한 대 때리고 도망가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두 편으로 나누어 술래는 말이 되어 엎드리고 한편은 말 등으로 올라타 가위바위보로 승자를 가르는 것으로 말이 되어 엎드려 있는 사람은 고통이 따르는 말뚝 박기!

민속 놀이들

사방에 구멍을 파서 구슬을 넣는 구슬치기! (지금의 골프와 비슷함) 헝겊 안에 모래 등을 넣고 꿰매어서 작은 공처럼 만들어 던져 상대방을 맞추면 이기는 지금의 피구와 같은 오재미 놀이! 설탕을 녹여 조심스럽게 손으로 제거해서 모양을 만들면 다른 멋진 완성품을 주는 뽑기! (지금은 달고나라고 함)

그 외 땅따먹기, 공기놀이, 실뜨기, 딱지치기, 팽이 돌리기, 자치기, 제기차기, 닭싸움, 널뛰기, 잠자리, 매미잡기, 새총 쏘기, 개구리, 메뚜기 잡기, 고무신으로 미꾸라지, 송사리 잡기, 종이배 띄우기, 밤따기, 풀피리 불기, 숨바꼭질, 얼음땡, 물수제비뜨기, 쥐불놀이, 굴렁쇠, 널뛰기, 그네타기... 그리고 나무가 없는 벌거숭이산에서는 미끄럼타기, 심지어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 허리가 뻐근한 적도 있다.

민속 놀이들

이 외 기억이 안 나는 많은 놀이가 있지만, 이것들만 해도 어린 시절에는 신나게 놀았다. 아 참! 초등학교 때만도 여자애들이 고무줄놀이하면 짓궂은 남자애들이 고무줄도 끊어가고는 했지.

이력서의 자기소개서를 쓸 때 나의 이런 어린 시절의 추억이 항상 나의 가슴속에 자리 잡아 따사한 마음이 된다고 하였고 그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시골 출신들이 좋고 그래서 남편도 강화 석모도 출신으로 그 점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오래전 10년 후의 노인들이란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10년이 지금이 된 것 같다. 딸 가진 동창들은 일찍 시집을 보내 할머니 소리를 듣지만 늦게 결혼도 했고 아들만 둘이어서 손자 손녀가 없다기보다는 나에게는 이런 어릴 적 추억들이 아직도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아 정신연령이 낮아져서 누군가나 “부장님 젊었을 때는 참 예뻤겠어요!” 하면 “저는 부위별로 나이가 다르거든요!” 하면서 발끈하고, 사탕을 주거나 미지근한 물을 주면 상당히 기분이 나쁜 것은 왜일까?

노인 병원에 근무하다 보니 우리 어르신들이 많이 부러워한다. 젊어서 좋겠다고. 그리고 튼튼한 두 발로 뛰어다녀 좋겠다고.

집중치료실서 기관지 삽관, 기도 삽관, 소변줄, 욕창, 중심정맥관, 흉부 배액관, 위루, 장루 등을 줄줄이 찬 상태서 눈썹 문신도 하고 그 시절에도 투석 환자로 얼굴은 변색하여 있는데 입술 문신을 하여 입술만 핑크빛이고, 보톡스를 맞아 표정이 없어진 가면 같은 얼굴을 한 어르신들을 보면 이분들도 젊었을 때는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하고 한가락 하던 시절이 있었겠지 하면서 어찌 보면 무의미한 삶을 사는, 한번 누우면 일어서기 힘든 내리막길의 삶을 보면서 나도 빨리 노인 되기 공부하여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남은 삶을 알차게 보내면서 철이 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글. 최경숙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박효진 교수의 '맛있는 집']
옛 추억이 떠오르는 맛, 양재동 메르시
90년대 중반 고 박인서 교수님의 배려와 추천으로 독일 뮌헨 대학 내시경 센터에 1주일간 연수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센터장이었던 클라센 교수가 한국에서 온 젊은 의사에게 소개해주었던 음식이 바로 바이에른 지역 음식인 슈바인학세(Schweinshaxe)였다. 그때가 학세를 처음 접한 순간이었지만 아직도 그 맛이 기억난다.

슈바인(Schwein)은 돼지, 학세(Haxe)는 그중에서도 돼지 뒷다리의 무릎과 발 사이 부위를 뜻하는 독일어다. 우리나라의 족발은 간장과 향신료를 포함한 다양한 재료를 넣고 찌기 때문에 부드럽고 쫄깃하지만, 학세는 삶은 후 오븐에 굽는 조리 방법으로 그 식감에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학세를 접하기 쉽지 않았는데, 십여 년 전 안국동 서머셋하우스 1층에 있던 ‘베어린(Bärlin)’에서 셰프가 직접 서빙을 해준 학세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또다시 맛볼 기회가 없다가 우연히 양재동에 있는 ‘메르시(Merci)’를 찾게 되었다. 학세는 조리하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예약과 함께 주문을 해야 한다.



음식이 오감을 자극할수록 맛있듯, 메르시에서 플레이팅된 학세는 그 범상치 않은 비주얼로 시각을 자극한다. 뼈에 고기가 통으로 붙어 나오기 때문에, 살을 발라내고 공평하게 분배하는 일은 호스트의 임무인 듯했다. 기대한 대로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한 식감과 담백한 맛에 동석한 지인들 모두 감동과 행복감을 느꼈다.



매콤하고 달짝지근한 핫소스와 바질 소스, 그리고 시큼한 맛이 깔끔한 독일식 양배추김치,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를 곁들여 제법 구색을 갖추었다. 안주가 좋아서인지 목 넘김이 좋은 독일식 밀맥주 파울라너(Paulaner)가 술술 넘어갔다.

감자채를 썰어 프라이팬에 구운 스위스식 감자전 뢰스티(Rösti)는 평소 ‘강원도 감자전’과 ‘해시 브라운’을 좋아하는 부부가 빛보다 빠르게 접수하였다.







함께 주문한 샐러드와 문어 카르파초, 파스타까지 클리어하니 아…. 어제처럼 오늘도 ‘Cheating day’가 되었다.

글. 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2022년을 맞이하며]
의료 시스템을 선도하고 있는 덴마크
덴마크 의료 서비스는 예산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기대로 인해 그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단순한 병원을 신축하는 것을 해답으로 제시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비전 아래 덴마크의 의료 정책은 미래 병원을 위한 기틀을 만드는 것부터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모든 병원들이 환자 중심적인 미래 의료시스템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4차 산업 혁명으로부터 발생한 신기술인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이 더해져 미래 병원을 성공으로 이끌어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본 기사는 덴마크가 제시하는 미래 의료 시스템과 관련 있다고 생각되는 주요 혁신 및 솔루션을 소개한다.


환자 회복과 직원의 업무 흐름을 향상시키는 1인실




덴마크는 신축 병원의 모든 병실을 1인실로 설계하도록 되어 있다. 여러 관련 법령을 개정함으로써 이를 의무사항으로 만들었다. 환자중심 디자인에 가장 최적화된 1인실은 사생활이 보장되고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빠른 회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한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병원 내 감염과 의료 과실이 줄어들고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질 높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환자가 다른 요인으로부터 방해받지 않음으로써 얻는 심리적 안정감으로 숙면을 취하고 진통제와 수면제의 복용량이 줄어든다. 그 결과 환자는 병실 이동 없이도 여러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입원 기간도 짧아지며, 특수 진찰실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다.


지능형 병원 계획으로 수용 능력 관리 최적화


간혹 병원 내 가용 침상 수가 줄면서 병원 운영에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경우 내원하는 급성기 환자를 적절히 배치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더욱이 환자들이 한 병동에서 다른 병동으로 이송될 때, 각 분과 별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혼란과 그로 인한 장기 입원이 종종 일어나고는 한다.



올보르 대학 병원, 오르후스 대학 및 덴마크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Systematic이 주도하고 7개 병원 의료진이 개발한 Columna Patient Flow 시스템은 병원 내 병상 수용 프로세스 및 병상 계획 설정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진과 간호사, 관리자들이 지역 내 병동과 모든 분과의 입, 퇴원 환자 수를 파악할 수 있어 실시간으로 병원 환자 수용 능력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병원 관리자들은 해당 병원의 총 수용 능력과 지역 내 타 병원의 총 수용 능력을 매일 확인 가능하며, 임상 전문 과목 내에서 병원 내, 외부의 환자 흐름을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렇게 계획된 지능형 병원은 병원 수용 능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지역 내 병원 간의 네트워킹이 가능하게 한다.


인공 지능이 병원 내 로봇 통행을 개선하다


모바일 인더스트리얼 로봇(Mobile Industrial Robots) 사에서 개발한 MiR100 로봇은 쓰레기통, 트롤리, 스쿠터, 침상을 밀고 있는 의료진들, 여러 무리의 병원 직원들과 기타 물류 로봇 사이를 지나다니며 각 병동의 환자들에게 식사를 전달한다. 이 로봇은 하루 4회 식사를 전달하고 다시 병원 내 주방으로 접시를 반납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마트하게 행동한다. 만일 좁은 복도에 사람이나 로봇들로 엉키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 MiR 로봇은 스스로 측면에 주차하여 통로가 확보될 때까지 기다린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이 출입구로 들어설 경우에는 여유공간을 인지하고 전진한다. 이처럼 AI 카메라와 로봇을 통해 병원의 물류 처리가 한층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화된 내부 운송은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이전에는 주방 직원들이 사용한 식기를 수거하기 위해 일일이 걸어 다녀야 했지만, 이제는 태블릿으로 한 번 클릭하기만 하면 로봇들이 식기를 수거하기 시작한다.

덴마크에서는 변화하는 미래 의료 시스템에 발맞춰 고도의 전문화된 병원들이 새로 지어지고 있다. 미래 병원은 덴마크 의료 서비스가 1차 진료를 통해 제공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전문화와 유연성을 중점에 두고 발전할 것이다, 또한 병원과 환자와의 관계와 이들의 독립성에 권한을 부여하고 강화하고자 하는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환자, 1차 부문 및 병원과의 새로운 협력 방안이 요구된다.

글. 매거진HD 에디터

[2022년을 맞이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의료분야


200개가 넘는 국제 건강 저널의 편집자들이 모여 지난 10월 기후위기에 대한 행동촉구를 발표했다.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5도 높아진 온도와 생물 다양성의 지속적인 손실은 지구와 인간 건강에 되돌릴 수 없는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유엔 COP26 기후변화회의에 참석할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의료관계자들에게 전하는 메세지이다. 이들은 앞으로 국제적인 논의를 통해 기후 위기에 대한 방안을 설정함으로써 인간에게 닥칠 즉각적인 영향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지금의 의료시스템 역시 주요한 탄소배출원이고, 이러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기여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여러 방면에서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가장 위험한 요인은 기온 상승이다. 최근까지의 연구에서 1991년과 2018년 사이 고온으로 인한 사망 중 3분의 1이 기후위기와 연관되어 있다고 추정한다. 21세기 후반까지, 10억 명의 사람들이 그늘에서조차 육체 노동이 위험한 지역에서 살 것이라는 연구가 있다. 또한 호주나 미국은 점점 산불 발생 빈도와 그 강도가 높아지면서 그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유독가스에 노출되고 있다.



다른 요인으로는 기후 위기로 인한 농작물 수확량 감소를 예로 들 수 있다. 2050년대부터 수확량이 평균 10% 이상 감소하여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반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짐으로 인해 작물의 영양소 질을 낮아질 수 있다. 한편 더 높은 온도와 잦은 홍수는 수인성 감염과 모기 매개 질병의 확산을 가속화할 것이다.

세계은행은 효과적인 기후 행동이 없다면, 2030년까지 1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빈곤층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빈곤은 난민과 그로 인한 지역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 작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가뭄과 홍수,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은 일반 정신질환이 장기간 지속되었다는 결과가 있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 내놓은 기후 적응 전략은 현재에 닥친 위기에 약간 희망을 준다. 몇몇 국가는 열경보 시스템을 도입하여 생명을 구하고, 기후 데이터를 적용한 전염병 예보는 사람들을 뎅기열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닥칠 예상할 수 없는 결과이다. 예를 들어 에어컨의 사용이 증가하면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고, 이는 온실가스 배출과 다른 형태로의 오염을 증가시킨다.

무엇보다 각 분야에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C 이하로 유지하고 가급적이면 1.5도 이하로 유지하기로 한 파리 기후 협약의 목표를 지키기 위한 더 거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은 심각하지만, 건강 편익의 가치만으로도 완화 비용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분야에서는 화석연료를 깨끗한 재생에너지로 더 빠르게 대체하면, 공기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를 연간 360만명 예방할 수 있다.

식품분야에서는 어떨까. 현재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0%를 기여하고 있는 식품 시스템에서 붉은 고기 생산을 줄이고 과일과 야채의 소비를 늘림으로써 건강과 기후 둘 다 이득을 볼 수 있다. 2019년 지속 가능한 식사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EAT-Lancet Commission은 "채식 기반의 식단"으로 전환하면 21세기 중반까지 연간 천만 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건축 분야에서는 단열재를 강화하여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실내 공기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개선된 환기시스템을 집에 설치함으로써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도시에는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이나 걷기,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여 신체활동을 증가하면서 대기 오염을 줄일 수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미 이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얻기 위해 정치인들에게 전 세계 350개 이상의 보건 기구가 G20 국가 지도자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중심에 환경을 둘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의료관계자들은 의료분야에서는 탄소배출이나 기후위기와 관련하여 재고해야 할 시스템이 있는지 역시 확인해보아야 한다. 2019년 Health Care Without Harm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의료분야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국가로 따질 경우 세계에서 5번째로 큰 배출국이 될 것이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은 일회용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플라스틱 오염과 같은 2차 환경적 피해를 입힌다.

의사들도 자신의 선택에 따라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천식 휴대용 흡입제를 처방할 때에도 생산 시 탄소발자국이 많이 드는 정량식 흡입제 대신 건조분말흡입제를 처방할 수 있고, 데스플루란처럼 탄소발자국이 큰 마취제는 피할 수 있다. 코로나 19로 활성화된 원격의료가 환자 수송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아가 칸 개발 네트워크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국가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의료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기후변화회의에서는 배출량 감축 목표와 재정적 의무를 둘러싼 국가 간의 치열한 논쟁이 주가 되어, 기후 위기로 희생되는 인간들의 건강권에 대해 잊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은 지구의 환경과 인간의 건강은 밀접하게 얽혀있다. 그래서 기후변화의 싸움에서는 의료종사자들이 최전선에 서 있을 수 밖에 없다.

Financial Times 의 'The climate crisis is also a healthcare crisis'를 번역한 글입니다.

[2022년을 맞이하며]
도심 속 병원의 미래
도시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점점 더 밀집된 지역에 사회적 활동이 집중되고 있다. 도시 인프라 중 의료시설은 주요한 사회경제적인 행위자이자 도시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도시 중심부에 의료 기관을 유지하는 것은 명확하게 경제 및 기능적 논리에 대응한다. 앞으로는 병원이 도시를 구성하는 인프라로서 작동하며, 이를 위한 의료 시설의 질적 통합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병원 환경을 다시 생각하다


의료기술의 발전과 디지털화는 모든 병원의 공간 디자인과 기능적 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또한 이는 기존 병원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로도 볼 수 있다. 고도화된 의료기술과 장비로 치료영역은 과거에 비해 많이 축소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병원 내부에는 환자들을 반겨주는 밝은 분위기의 리셉션 공간을 배치할 수 있다. 병원이 이러한 트렌드에 맞게 자연스럽게 전환하면서 도시와 사회적인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 앞으로는 필수적이 될 것이다. 그래야 병원에 들어가는 환자의 입장에서 더욱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느낄 것이다. 이는 병원 외부의 공공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적, 교육적인 이벤트를 발생함으로써도 이룰 수 있다.

매개 공간 만들기


도시와 병원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이른바 "매개 공간"은 환자 동선에 있어 필수적인 단계다. 도시 공간(매우 공적)에서 상담, 치료 또는 입원(본질적으로 사적)의 공간으로의 전환은 분절되어 있지 않고 연속적인 단계의 형태를 띈다. 마찬가지로 병원 환경에서 외래 환자 치료의 관련성을 유지하려면 외래 환자가 병원 내에서 가능한 한 적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단기 동선이 별도로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매개 공간은 병원과 도시 간의 교류가 크게 일어나도록 유동성과 개방성이 필요하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에 대한 체류 시간이 급격히 감소한 결과, 환자 호텔과 같은 새로운 중개 시설도 이 단계에서 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도시 경제에 스며들다.


도시 병원은 엄격한 병원 환경을 넘어 시민들의 야망을 충족할 수도 있다. 병원은 동네를 개발하거나 활성화하는데에 있어 "촉매" 역할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안더레흐트에 있는 Joseph Bracops 병원에 대해 제안된 마스터플랜은 지역 활동의 원동력으로 설계되어 병원을 도시에 개방한다. 순환 경제의 논리에 완전히 통합된 이 프로젝트는 미래의 도시 병원을 위한 세 가지 주요 개발 축, 생태학적 에너지 자율성, 재사용 및 가역성을 제안한다.



archipelago의 'What are the challenges of the hospital of the future?' 를 번역한 글입니다.

노태린 대표 (매거진HD 발행인)
[2022년을 맞이하며]
잠잠함 속엔 거대함이 숨어 있다
올 한 해를 돌아보는 글을 쓰자니 제목이 한순간에 떠올랐다. 코로나는 사람들을 집에 있게 했다. 어릴 적에는 치안을 명목삼아 12시 통행금지가 있었다. 그래서 밤 12시가 되면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며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사람들은 들키지 않으려고 남의 집 대문 앞에라도 서서 몸을 웅크렸다. 30년 전 당시 여대생이었던 나는 밤9시 기숙사 점호시간을 지키기 위해 기숙사 뒷길로 뛰어올라갔다가 문 앞에서 사감 선생님과 마주친 적도 있었다. 물론 점호를 마치면 여대생 기숙사만의 특권을 누리며 오손도손 함께 방을 쓰고 있는 선후배 언니들, 혹은 친구방에 마실을 가서 우리만의 세상을 만들어 갔던 기억이 있다.

30년이 지난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시스템 하에 다시 10시면 식당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오는 게 일상이 되었고, 거리는 마치 어릴 적 통행금지 시절처럼 잠잠하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팬데믹 이전의 밤에는 사람들과 어울려 파티를 하거나 좋아하는 동네 술집, 와인 바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기분 좋은 시간이었음에 틀림없는데...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과거와 지금의 제도에는 그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퇴보라고 볼 수 없다. 통행금지령은 사람들의 자유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과 질병의 확산을 멈추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기 때문이다.



그 시절 통제 속엔 그래도 집에 머물러 가족끼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거나 티브이 앞에 머물러 얼굴을 마주쳤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의 통제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집에 들어와도 각방에 들어가 폰으로 다른 세상을 본다. 소통 없는 가족들보단 온라인 세상 속 유튜버를 보며 동경하고, SNS속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모두들 조용히 다른 공간 속에 사는 취향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 거대한 무리를 이루며 생각을 공유하고, 그들과 뜻을 맞춰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너무나 개인의 취향을 잘 맞춰주는 알고리즘에 따라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찾아 계속 나에게 보라고 권해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그 편안함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사람이 되어가고, 자연스럽게 그 무리에 속하게 된다.

조용한 세상 속 거대함이란 그런 것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유형에 맞춰 더더욱 그렇게 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들은 더 변하지 않을지도 모를 우리의 세상으로…. 팬데믹 상황과 맞물려 더 영리해지고 있는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우리의 생각들을 각자의 고집과 개성에 맞춰 더 단단해지도록 교육시키고 지배하려 든다는 것이다.

어느덧 코로나 19와 함께한지도 2년이 지나갔다. 특히 올해 중반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위드 코로나로 변화하는 중이다. 물론 마스크와 함께이겠지만 다시 사람들은 이전처럼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그 사이 조용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여전히 그 거대함에 녹아들어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습성, 사회성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다시 개방된 일상에 맞춰 깨어날 준비를 할 것이다.



글. 노태린 매거진HD 발행인, 노태린어소시에이츠 대표

박효진

2021. 12. 6. 04:30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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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박효진 교수의 '맛있는 집']
옛 추억이 떠오르는 맛, 양재동 메르시
90년대 중반 고 박인서 교수님의 배려와 추천으로 독일 뮌헨 대학 내시경 센터에 1주일간 연수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센터장이었던 클라센 교수가 한국에서 온 젊은 의사에게 소개해주었던 음식이 바로 바이에른 지역 음식인 슈바인학세(Schweinshaxe)였다. 그때가 학세를 처음 접한 순간이었지만 아직도 그 맛이 기억난다.

슈바인(Schwein)은 돼지, 학세(Haxe)는 그중에서도 돼지 뒷다리의 무릎과 발 사이 부위를 뜻하는 독일어다. 우리나라의 족발은 간장과 향신료를 포함한 다양한 재료를 넣고 찌기 때문에 부드럽고 쫄깃하지만, 학세는 삶은 후 오븐에 굽는 조리 방법으로 그 식감에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학세를 접하기 쉽지 않았는데, 십여 년 전 안국동 서머셋하우스 1층에 있던 ‘베어린(Bärlin)’에서 셰프가 직접 서빙을 해준 학세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또다시 맛볼 기회가 없다가 우연히 양재동에 있는 ‘메르시(Merci)’를 찾게 되었다. 학세는 조리하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예약과 함께 주문을 해야 한다.



음식이 오감을 자극할수록 맛있듯, 메르시에서 플레이팅된 학세는 그 범상치 않은 비주얼로 시각을 자극한다. 뼈에 고기가 통으로 붙어 나오기 때문에, 살을 발라내고 공평하게 분배하는 일은 호스트의 임무인 듯했다. 기대한 대로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한 식감과 담백한 맛에 동석한 지인들 모두 감동과 행복감을 느꼈다.



매콤하고 달짝지근한 핫소스와 바질 소스, 그리고 시큼한 맛이 깔끔한 독일식 양배추김치,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를 곁들여 제법 구색을 갖추었다. 안주가 좋아서인지 목 넘김이 좋은 독일식 밀맥주 파울라너(Paulaner)가 술술 넘어갔다.

감자채를 썰어 프라이팬에 구운 스위스식 감자전 뢰스티(Rösti)는 평소 ‘강원도 감자전’과 ‘해시 브라운’을 좋아하는 부부가 빛보다 빠르게 접수하였다.







함께 주문한 샐러드와 문어 카르파초, 파스타까지 클리어하니 아…. 어제처럼 오늘도 ‘Cheating day’가 되었다.

글. 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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